*임의로 이름을 설정해둔 모브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나무 탁상에 짧은 진동이 세 번, 그리고 연이어 일곱 번 더 울렸다.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한 정신머리로 더듬더듬 찾아낸 휴대전화는 손에 들어와도 끊임없이 진동했다. 새벽 두 시 십팔 분에 문자 폭격을 날린 사람은 내 룸메이트 사와무라 에이준이었다. 문자 내용은 정말 별 볼 것 없었다. 말 그대로였다. 자...
"그래, 너도 잘 지내. 끊을게." 웃기지도 않는다. 잘 지내라는 말은 허사다. 나는 아직 우리의 관계를 완결내지 못 했다. 그러나 나의 전 애인은 이미 새로운 임자를 찾았단다. 귓가를 간지럽히던 녀석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게 아쉬워 괜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했다. 그러다 약지손가락에 눈이 갔다. 눈치없게 굳게 박혀 있는 은색 커플...
"너 그거 들었어?" 그거. 요즘 '그거'를 안 들어본 사람은 세이도 고교 학생이 아니라 간첩이라 할 수 있겠다. 그저 핫하게 떠도는 헛소문일 뿐이다. 다만 그 내용은 조금 불건전하다. 한 달 전, 야구부의 2학년 투수 두 명이 방과 후 교실에서 키스하는 걸 어떤 호기심 많은 여학생이 훔쳐봤다는 카더라가 돌았다.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키 큰 투수, 그리고 시...
동생 군에서 파트너로, 파트너에서 하루이치로 바뀌는 것까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그는 나에게 여지를 주지 않았다. 나는 시간이 없었다. 형이 졸업하고 그 자리를 내가 꿰찼음에도, 형과 비슷한 수준의 좋은 파트너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에게 나는 한낱 어린애일 뿐이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둥이 될 수 없단 것이다. 비참함이 점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은 있었다. 나는 미유키 카즈야를 사랑했다. 그가 여자친구를 데려오기 전까지는. 어디서 꼬셔온 사람인지도 모를 여자를 내 눈 앞에 얄밉게 데려다놓고 그녀를 몇 달은 사귄 '여자친구'라고 소개했다. 미유키의 뺨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내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표정. 그렇지만 슬프진 않았다. 그저, ...
후루야가 이상하다. 사건은 며칠 전 아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어폰을 양쪽 귀에 끼우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다 갑자기 멈춰 서서 얼굴을 한 손으로 쓸어내리는 후루야를 발견했다. 중이병이라도 걸렸나 착각할 뻔 했다. 웃는 건지, 아니면 당황한 건지 몇 분씩이나 걸음은 도통 움직이질 않았다. 후루야 특유의 그, 모르는 사람이 보면 후루야에 대한 환상이 확 깨지는...
"나 에이준 군이랑 잤어." 살랑이는 앞머리 너머로 조용한 시선을 보내는 하루이치의 얼굴은 평온해보였다. 료스케는 크게 눈썹을 까닥이며 미소 지어 보였다. 더 할 말 있냐는 눈치였다. "그냥 그렇다고." 탁상 위에 얇은 광택이 도는 종이 몇 장을 올려둔 채 하루이치가 방을 나갔다. 한참 뒤에 료스케가 그것을 집어들었다. A 호텔 더블룸, B 호텔 장미룸, ...
연애가 끝났다. 첫 번째 연애는 삼 년, 두 번째 연애는 이 년. 우리가 연인으로 정의되었던 햇수로만 따지자면 총 오 년의 긴 연애였다. 첫 연애는 내가 먼저 헤어지잔 말을 꺼냈지만 그 다음의 연애에서 먼저 이별을 꺼낸 쪽은 테츠였다. 우리의 연애가 이미 돌이킬 수 없단 건 알고야 있었지만 그렇다곤 해도 설마 또 다시 끝을 맞으리라고는 예상도 못 했다. 그...
01. 지독한 훈련을 끝마치고 식당에 둘러앉아 허겁지겁 퍼먹는 식사가 오늘따라 더 즐거웠다. 남들보다 식사를 일찍 끝내 생긴 틈을 타 두 테이블 너머 우락부락한 부원들 사이에 가려진 미유키를 훔쳐 보았다. 아, 여전히 참 잘생겼다. "사와무라. 밥 다 먹었으면 씻으러 가자." "엉? 나 아직 다 안 먹었어." "네 밥그릇 텅텅 빈 거 내 눈에만 보이는 거냐...
* 약간의 로망이 섞여... 작성되었습니다. * 작중의 인물들이 좋아하고 있는 캐릭터들과 장르는 본인이 일회성으로 만들어 낸 가공의 캐릭터&가공의 장르입니다. 아이돌 장르, 스포츠 장르 등 어떤 장르로 대입해서 보셔도 상관 없습니다. * 후루야와 사와무라의 드림은 '친구 드림'입니다. * 작중의 인물들은 야구를 하고 있지 않고, 서로 재학 중인 학교...
"쿠라모치 선배." "어엉?" 쿠라모치가 비디오게임을 하다 곁눈질로 사와무라를 흘긋 본다. 사와무라가 소악마와도 같은,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띄우며 쿡쿡 웃고 있다. "뭐야. 왜 웃냐, 기분 나쁘게." "저랑 포키 게임하지 않으실래요?" 쿠라모치는 이제서야 사와무라의 음흉한 웃음의 실체를 깨닫는다. 쿠라모치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손에 들...
"키세 군." "쿠로콧치? 왜 내 방에... ... 것보다 얼굴 가깝슴다! 왜 제 침대에 올라와 있는 거예요?!" "키세 군이 불렀으니까요." "하아? 무슨 소리를 하는 검까. 제가 언제요?! 좀 떨어지세요. 너무 가깝다구요!" "제가 키세 군에게서 멀어지는 걸 원하나요? 지금 제가 다가가는 게 기분 좋지 않나요?" "쿠, 쿠로콧치-." "제가 키세 군을 ...
저는 그냥 운동하는 남고딩들이 사랑하는 걸 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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